2009년 7월 24일 금요일

'문학소녀'와 죽고 싶은 광대 -노무라 미즈키

일본의 라이트노벨은 소재나 설정이 특이한 게 많다. '인류는 쇠퇴했습니다'나 '부기팝 시리즈', '키노의 여행' 등등 중세와 무협이 대부분인 한국 판타지와는 달리 현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. 캐릭터는 다 비슷비슷하긴 하지만.
오늘 읽은 '문학소녀'와 죽고 싶은 광대(이하 '문학소녀')도 배경은 현대이다. 이 라이트노벨(이하 라노벨)이 타 라노벨과 다른 점을 뽑자면 역시 진짜 문학을 소재로 이야기 전개가 이루어진다는 것. 일본 문학뿐만 아니라 '위대한 개츠비'같은 서양문학도 조금씩 거론된다. 일단 이번 1권의 주 문학은 '다자이 오사무'의 '인간실격'. 읽어보진 않았지만 작중 내용으로 보면 꽤 시리어스한 내용인 것 같다. 읽고나면 자살하고 싶어진다니......

앞으로도 각 권마다 주요 문학작품이 있고, 그 작품을 중심으로 전개해나갈 것 같다.

등장인물을 보자면,

이노우에 코노하 : 일단 주인공. 근데 제목은 '문학소녀'이니 관찰자 시점인가 싶은데 의외로 이 녀석의 비중이 높다. 그래서 주인공. 전(前) 수수께끼의 천재미소녀 작가로 글을 잘 쓰는 모양. 성격은 일반 라노벨 소설의 주인공과 비슷하다. 개인적으로 쿈이 떠올랐다. 뭔가 투덜투덜대면서도 히로인의 꼬봉(?).

아마노 토오코 : '문학소녀'의 문학소녀. 무려 요괴(?). 보통 음식의 맛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책의 맛은 잘 느낀다. 뭔가 이상한 것 같지만 사실이다. 달콤한 로맨스처럼 글을 맛으로 느낄 수 있는 모양이다. 덕분에 주인공은 이 문학소녀를 위해 매일 글을 쓴다. 그 글은 그대로 그녀의 간식이 된다. 어린애같으면서도 어른스럽다. 일단 본인은 요괴가 아니라고 하니 인간인 것 같다. 설마 이걸로 반전 터뜨리는 건 아니겠지.

고토부키 나나세 : 일러스트에서 가장 귀여운 소녀.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. 뭐, 이 캐릭터는 그냥 한 단어로 설명된다.
츤데레
ㅇㅇ 끝!

히메무라 마키 : 일본의 서브컬쳐물(만화나 라노벨, 게임 등등)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누님 캐릭터. 토오코를 벗기(?)다니 제법이다.

다케다 치아 : 1권의 메인 캐릭터. 타인과 감정을 느끼는 게 조금 다른 소녀. '타인과 다르게 감정을 느낀다는 것'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걸 보면 아예 맛이 간 건 아닌가 보다. 마지막에 '인간실격'의 주인공과 똑같이 따라 간 슈지처럼 자살하려고 했지만 코노하와 토오코의 활약으로 미수로 그쳤다. 문예부로 들어올 줄 알았는데 안 들어오더라.

'부기팝 시리즈' 역시 '키리마 세이이치'의 글을 활용하면서 전개하지만, 그 키리마 세이이치는 카도노 코우헤이가 창조한 인물이다. 즉, 책 속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. 그에 반해 이 '문학소녀'는 실제 문학을 사용해 이야기가 전개되니 '문학소녀'를 읽고 실제 문학도 읽어 두 배의 재미를 얻을 수 있다. 거기다 토오코 양의 '다자이 오사무'의 작품 추천 목록이 후반부에 주루룩 나열되니 하나쯤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지도.

단, 나는 영향을 받기 쉬우니 읽고 나면 자살하고 싶어진다는 '인간실격'은 넘어가도록 하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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